고난 주간과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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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어 "일어나 빛을 발하라! (사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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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칼럼

고난 주간과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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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종종 우리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지 않으시고 침묵하실 때가 있습니다. 공의로우신 하나님께서 불의때문에 수모와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나 현장을 외면하시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고난주간을 보내면서 주님이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고 있습니다.하나님은 예수님이 당하신 수치와 능욕에 대하여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으시고 계신 것을 알게 됩니다. 마지막 처형을 당하시며 십자가위에서 7가지의 절규에 가까운 말씀을 하실 때 하나님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으시고 침묵으로 일관하신 것을 보게 됩니다.

일본 작가 엔또 슈샤구의 작품에 「침묵」이라고 하는 소설이 있습니다. 일본에 들어온 기독교, 천주교가 박해를 당할 때 극심한 박해로 많은 성도들이 순교를 당한 역사적인 사실을 주제로 해서 쓴 책입니다. 박해자들은 예수 믿는 사람들이 십자가를 좋아하니까 그 십자가에서 죽어 보라며 다음과 같은 고통을 주었습니다. 즉 바닷물이 빠진 다음에 바다 한가운데에다 십자가를 세워 놓고 거기에 예수 믿는 사람들을 묶어 놓았습니다. 잠시 후 밀물 때가 되면 물이 점차 차오릅니다. 그러면 물속에 푹 잠겨서 꼼짝없이 죽게 되는 것입니다. 단숨에 죽이지 않고 오랜 시간 고통 속에서 죽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때에라도 예수님을 배반하고 하나님을 버리면 용서하겠다는 조건을 답니다.

두 사람의 교인이 여기서 순교를 당하게 되는데, 물이 점점 차오릅니다. 그들은 계속 하나님 앞에 기도했습니다. 이것을 지켜보는 한 성직자는 멀리서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안타까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이여, 어찌하여 침묵하시나이까?” 이런 순간에 왜 하나님은 잠자코 계시느냐고 목을 놓아 통곡하며 기도합니다. 그때 그의 귀에 하나님의 음성이 강하게 들려왔습니다. “나는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저들의 고통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고통에 동참하시는 하나님은 말이 필요 없으십니다. 외로운 자들과 함께 외로워하시고, 고통당하는 자들과 함께 고통을 묵묵히 받고 계십니다. 슬퍼하는 자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십니다. 주님이 당하신 고난에 대한 아버지 하나님의 침묵은 결국에는 부활의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젊은 철학자 에머슨이 대사상가인 칼라일을 찾아갔습니다. 두 사람은 말없이 호수 주변의 산책로를 걸었습니다. 해질 무렵에는 둘 다 지그시 눈을 감고 깊은 사색에 잠겼습니다. 두 사람은 단 한 마디 대화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에머슨은 매우 기쁜 표정으로 칼라일에게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오늘 선생님께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칼라일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에머슨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나도 자네에게 한 수 배웠네. 자네는 매우 훌륭한 철학자가 될 걸세.” 두 석학은 침묵 속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많은 말보다 침묵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번 주간은 평소보다 말수를 줄여가면서 보다 더 많은 침묵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묵상과 기도로 우리의 죄를 대신 걸머지시고 고난의 길을 가신 주님을 생각하며 한 주간을 지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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